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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정 선생님 댁을 방문하기로 했다. 지난 번 우연히 만났을 때
<br /> 한 동네에 살고 계시는 걸 알았으면서도 그동안 바빠서 찾아 뵙지를
<br /> 못 했다. 그래서 큰 마을 먹고 찾아 가겠다는 전화를 드렸다.
<br /> 의외로 선생님 댁은 잘 찾을 수 없었다. 설명도 해 주셨고 또 우리
<br /> 동네니까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. 골목도 많고 집들도
<br /> 비슷비슷해서 어디가 어딘지 통 알 수가 없었다. 이 골목 저골목
<br />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동안 시간이 자꾸 지나갔다. 선생님께 다시 전화
<br /> 를 드릴까 하다가 폐가 될 것 같아서 그만 두었다.
<br /> 한 시간이나 걸려서 겨우 선생님 댁을 찾았다. 휴우! 한숨이 나왔다.
<br /> 역시 나는 길눈이 어두운가 보다. 그러나 선생님은 안 계셨다. 잠깐
<br /> 밖에 나가셨다고 한다. 아마 기다리시다가 너무 늦으니까 안 올 거
<br /> 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다. 차를 마시면서 보니까 사모님은 아주 미인이셨다.
<br /> 뿐만 아니라 조용한 목소리와 수수한 옷차림이 아름다운 얼굴과 잘
<br /> 어울렸다.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오래 전부터 잘 아는 분 같은 친근감을 느꼈다.
<br /> 나는 한 시간쯤 있다가 일어났다. 선생님을 못 뵈서 섭섭했지만 다른 곳에
<br /> 약속이 있어서였다. 이제 사시는 곳을 알았으니까 다음에는
<br /> 헤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.